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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번째 바스락숲

이 좁은 한반도 땅에도 폭우와 폭염이 북부와 남부를 가르며, 사납게 기승을 부리네요. 기후변화의 위기가 이미 목전에 다다랐음을 실감하며, 미래는 암울한 디스토피아의 세상이 될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서는 요즘입니다.

이번달 독서모임은 그러한 세상을 예견하듯, 김초엽 작가의 소설 '지구 끝의 온실'로 자리를 함께 했네요.

책의 내용을 거칠게 요약하자면, 나노입자까지 통제하려는 인간의 욕심이 '더스트 폴'이라는 환경재앙을 불러왔고, 모스바나라는 식물을 통해 자연회복과 인간생존을 구원받는다는 내용이죠.

인간과 사이보그와의 미묘한 연대와 사랑, 작은 공동체만의 안락한 삶과 인류전체의 구원을 놓고 벌이는 갈등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소설적 재미를 펼쳐 놓습니다.

에코페미니즘이라는 용어가 있듯이, 이 소설에서는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여성이며, 강력한 번식력을 가진 모스바나가 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작가의 이름이 초엽(草葉)인걸 보면, 어쩌면 작가는 에코페미니스트로의 운명을 선포한 것처럼 여겨집니다.

거의 한시간 반동안 쉬지 않고 이야기가 오고 갔지요. 좋은 책의 조건이 많은 질문거리를 던져주는 것이라면, 이 책은 그에 부합합니다.

그리고 오늘의 자리를 빌어, 신림동 반지하에서 목숨을 잃은 일가족의 명복을 빕니다. 기후위기는 가장 낮은 자리의 사람들부터 위험에 봉착하는 것이며, 그들이 침수의 위기로부터 한단계 더 높은 안전한 곳으로 옮길 수 있도록 사회적 평등이 이루어져야 함을 실감합니다.

#부산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_시민동네_지구끝의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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